,·´″```°³о♣마음의 쉼터↘/詩人 녹암 진장춘

부모 없는 아이들과 목욕을 하며/녹암 진장춘

sunog 체칠리아 2009. 1. 20. 00:10

                                                                                                                        

 

 

                                                                                                        
   

   부모 없는 아이들과 목욕을 하며/녹암 진장춘 

 

 

       OO원 아이들과 목욕탕에 갔다.

        수녀님들이 아무리 엄마처럼 잘 해준다고 해도

        엄마! 하고 엄마 품에 안겨 응석 부리고, 떼 쓰고 밥투정 한 번 해보고 싶은 아이들

        아버지 손을 잡고 목욕탕에 가는 것이 부러운 아이들이다.

        봉사자 7명이 20명의 초딩들을 데리고 OO스파랜드라는 데 갔다.

        1학년에서 6학년까지의 사내 아이들이다.

        알몸이 되어 서로를 보고 같이 탕 속에서 살을 부딪치며 서로 본다는 것

        모든 소유에서 평등하고 가식에서 해방된 홀가분함으로 더 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아이씩 잡고 때를 밀고 비누를 칠하고 물로 씻어주면서

        학년과 이름과 본명을 물어 보고 말을 나눈다.

        아이들이 수동적이고 풀기가 없어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부모에게 버림 받은 것보다 더 심한 상처는 없을 것이다.

        얼마나 수많은 고통과 절망이 있었고 좌절과 한이 있을 것인가?

        주님 이 아이들의 상처를 씻어 주시고 바르게 자라 복을 받게 하소서.

        피상적으로 생각하다가 아이들을 만지며 생각하니 불쌍하고 안타까워 눈물이 난다.

 

       OO원에서 고3까지 마치면 험난한 사회로 대책 없이 나가야 한다.

        19세면 아직 아이인데 얼마나 부모 없는 설음과 한을 안고 세상을 원망할까?

        정말 아이를 씻으며 생각하니 내가 절망에 빠진다.

        아! 정말 국가는 무엇을 하며 부자들은 무엇을 하나!

        이런 불쌍하게 내몰린 아이들을 외면하다니!

        옷을 벗기고 엄동설한에 밖으로 내모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목욕을 마치고 음료수를 사주고

       부근 중국집으로 데려가 자장면을 사주었다.

       OO원으로 데리고 오는데 형제님 한 분에게 한 명이 떨어져 호떡을 사달라고 한다.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그럴까 싶지만 그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받은터라

       "모든 아이들도 다 먹어야지 너만 먹을 수 없잖니" 하니

       "이야기 안 하면 되지 않아요." 한다.

       "남자는 속이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살아야지!" 하고 데리고 왔다.

       수녀님이 불러서 차 대접을 받으며 아이들 방을 돌아보았다.

       기숙사와 비슷하다. 사생활이 보장되기 어렵고 썰렁한 느낌이다.

       아이들은 한 달 13000원의 용돈을 받아 출납부를 쓴다고 한다.

       엄마와 선생님의 두 역할을 맡은 젊은 수녀님의 희생이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해 본다.

       진정 이 아이들을 도울 방법은 무엇일까?

       우울한 생각을 안고 돌아왔다.

      

         2009.1.18일 일요일       

        

   

                                                                                                                                   

출처 : 늘푸른나무  |  글쓴이 : 녹암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