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雪花) / 혜천 김기상
바람 한 점 없는 푹한 날씨에 한나절 꾸준히 내리는 함박눈이 나무나무 가지가지마다 탐스런 순백의 꽃으로 피어난다
이토록 아름다운 설화는 근래들어 처음이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 집사람 불러내어 함께 걷는다
아파트 뒷녘 소나무 숲 자락에 수북이 쌓인 숫눈을 밟으며 남기는 우리 부부의 발자국이 이어내리는 눈으로 흔적이 없다
후회스런 과거지사도 이처럼 지워지면 좋으련만
우리 부부 이토록 아름다운 순백의 눈길을 앞으로 몇 번이나 함께 걸을 수 있을까 ?
<2013. 12. 14>
|
혜천 2013.12.14 15:56
',·´″```°³о♣마음의 쉼터↘ > 詩人 혜천 김기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목(枯木) / 혜천 김기상 (0) | 2014.01.15 |
---|---|
한 해를 보내고 맞으며 / 혜천 김기상 (0) | 2014.01.01 |
짝을 잃은 까치 / 혜천 김기상 (0) | 2013.11.30 |
사신(捨身) / 혜천 김기상 (0) | 2013.11.17 |
일일삼성(一日三省) / 혜천 김기상 (0) | 2013.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