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詩人 혜천 김기상

설화(雪花) / 혜천 김기상

sunog 체칠리아 2013. 12. 16. 15:20

 

설화(雪花) / 혜천 김기상

 

바람 한 점 없는 푹한 날씨에

한나절 꾸준히 내리는 함박눈이

나무나무 가지가지마다

탐스런 순백의 꽃으로 피어난다

 

이토록 아름다운 설화는

근래들어 처음이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

집사람 불러내어 함께 걷는다

 

아파트 뒷녘 소나무 숲 자락에

수북이 쌓인 숫눈을 밟으며 남기는

우리 부부의 발자국이

이어내리는 눈으로 흔적이 없다

 

후회스런 과거지사도

이처럼 지워지면 좋으련만 

 

우리 부부

이토록 아름다운 순백의 눈길을

앞으로 몇 번이나 함께 걸을 수 있을까 ?

 

        <2013. 12. 14>

 

 

 

혜천 2013.12.14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