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og 체칠리아 2014. 6. 29. 23:32

 

 

유월의 식탁 / 녹암 진장춘

 

유월, 여름이 시작되면

천지가 짙은 녹음과 온갖 화려한 꽃들으로 장식된다.

 

내 텃밭도 유월이면

온갖 야채가 크게 자라나

열무 김치, 상추, 쑥갓, 풋고추, 오이, 호박, 가지가

식탁을 풍성하게 한다

풋고추의 상큼한 맛은 아가의 젖 냄새 같고

첫 오이의 맛은 첫사랑의 키스처럼 향기롭고

가지 무침의 맛은 어릴 적 고향의 향수를 불러오고

구수한 애호박의 맛은 처진 입맛을 돋우고

산전 매실 장아찌 맛도 일품이다.

 

산전 비탈에서 딴 

새큼하고 단 산딸기의 맛 또한 일미다.

 

자연을 통해 차려준

소박하지만 풍성한 성찬(盛饌)

일용할 양식을 마련해 주신 조믈주께

찬미와 감사를 드릴 뿐이다.

 

 

 

녹암 2014.06.28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