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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구하는 본성

sunog 체칠리아 2007. 9. 29. 16:09

 

 

 ♧목숨을 구하는 본성...

 


노스님이 갠지스 강가에 앉아서 시를 암송하고 있었다.

그때 나무 위에 있던 전갈 한 마리가 강물에 빠져 버렸다.

전갈이 허우적대는 모습을 지켜본 스님은

전갈을 건져서 나무에 도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전갈은 괘씸하게도

자신을 구해 준 스님의 손을 물어 버렸다.

스님은 개의치 않고 다시 강가에 앉아서 시를 암송했다.

얼마 후 전갈이 다시 나무에서 떨어져 강물에 빠졌다.

스님은 다시 허우적거리는 전갈을 건져서

나뭇가지에 올려 주었는데 전갈은 또 스님의 손을 깨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갈이 또다시 강물에 떨어졌고

스님은 물에 빠진 전갈을 건져 나무에 올려 주었다.

이번에도 전갈은 은인의 손을 깨물었다.

그때마다 마을 사람이 물을 길러 왔다가 우연히 그 광경을 보았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스님 곁으로 다가갔다.

'스님께서 저 배은망덕한 전갈을 여러 번 구해 주시는 걸 보았습다.

그런데도 전갈은 매번 스님을 깨물더군요.

저 못된 걸 죽도록 내버려 두지 왜 구해주십니까?'

그러자 스님은 그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

'보시오. 저 전갈도 어쩔 수 없는 거라오.

깨무는게 전갈의 본성이니까요.'

'저도 그건 압니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 스님은 왜 전갈을 피하지 않습니까?'

'나도 어쩔 수가 없다오.

나는 사람이고, 목숨을 구해 주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 아니겠소?'

 

(이옥순, '인생은 어떻게 역전되는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