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詩人 혜천 김기상

난(蘭)을 향한 찬미 / 혜천 김기상

sunog 체칠리아 2012. 11. 1. 23:01

 

 

()을 향한 찬미 / 혜천  김기상

 

3 년여의 피나는 내공을 딛고

힘겹게 솟아난 꽃 대궁에

백옥같이 때깔 고은 꽃이 피었다

 

탁하게 오염된 공기와는 살을 섞지 않으려는 듯

더없이 은은하고 그윽하고 맑고 청아한

너만의 유현(幽玄)한 향기를 뿜어내는

고절(高節)의 표상이여

 

잇속에 이골이 난 우리들 인간에게

최소한도의 자존과 양심만은 지니라 일갈하듯

매섭게 곧추선 추상같은 몸매여

 

빗나간 현실을 고발하는 문사(文士)의 붓끝이

정의를 겨냥한 무사(武士)의 칼끝이

제아무리 날카롭다 한들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고 외곬을 고집하며

일거에 주변을 압도하는

한결같은 청절(淸節)과 순결하고 고매한 너의 기상에야

어디 감히 비길 수가 있겠느냐

 

너를 보고 있노라니

결기와 품격의 속살을 알듯도 하다.

 

 
 
혜천 2012.10.31 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