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법정스님의 글

여백의 아름다움 / 법정 스님

sunog 체칠리아 2012. 11. 25. 13:44

 

여백의 아름다움 / 법정 스님

 


이 여백의 미는 비록 서화에서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끼리 어울리는
인간관계에도 해당될 것이다
.


무엇이든지 넘치도록 가득가득
채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여백의 미가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  

 

그러나 한 걸음 물러나 두루 헤아려 보라.
좀 모자라고 아쉬운 이런 여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삶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 않겠는가
.  

 

친구를 만나더라도 종일 치대고 나면,
만남의 신선한 기분은
어디론지 새어나가고
서로에게 피곤과 시들함만 남게 될 것이다
.  

 

전화를 붙들고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우정의 밀도가 소멸된다는
사실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
.  

 

바쁜 상대방을 붙들고 미주알 고주알
아까운 시간과 기운을 부질없이
탕진하고 있다면
,
그것은 이웃에게 피해를 입히게 되고 자신의
삶을 무가치하게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

 

바람직한 인간관계에는
그립고 아쉬움이 받쳐 주어야 한다
.
덜 채워진 그 여백으로 인해
보다 살뜰해질 수 있고
, 그 관계는
항상 생동감이 감돌아
오랜 세월을 두고 지속될 수 있다
.  

 

-법정스님 글 중에서- 

 

Without You - Paul Card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