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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기술 - 누구나 다르게 늙어간다

sunog 체칠리아 2014. 3. 27. 23:34

 

 

누구나 다르게 늙어간다 

'늙다' '늙었다' 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둘을 연결하는 고리는 무엇인가?
일반화시켜서 대답하기는 힘든 문제다누구나 늙는다.
그리고 누구나 다르게 늙어간다. 나이 든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꼭꼭 숨기는 사람도 있다.
늙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해가 갈수 더 성숙해지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열아홉 살 이후 리콜렉션 하우스에서 일했다
리콜렉션 하우스는 신앙적 열정이 쇠진했거나 자기 자신을 위해  마음의 활기를 찾으려고 
찾아오는 성직자와 수도자들을 위한 기관이다

방문객들과 사전면담을 하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
이 자매님은 나이가  일흔이지만 마음만은  젊음의 생기로 넘치는구나'라는 느낌을 주는 
수녀도 있었고 이제 겨우 쉰아홉 살인데 인생을 다 산 것처럼 보이는 사제도 있었다
.
팀 미팅에서 앞으로 함께 하게 될 손님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외적인 나이와 내적인 나이가 언제나 중요하게 대두된다
.
리콜렉션 하우스의 기본 이념은 나이가 몇이든 누구나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내적으로 늙고 유연하지 못한 인상을 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다시 삶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희망을 품기가 어려워진다
. 스스로에 대한 희망을 잃고
아무런 꿈도 없이 그저 주어진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이 많다
. 그런 사람에게는 그 어떤 것도
감동을 주지 못한다
. 마음속 불씨가 꺼져버려서 옆에 있는 사람을 따뜻하게 해주지 못한다
그런 사람에게서는 절망의 기운이 감돈다.
 
'
늙었다' 는 말은 아주 다양하게 사용된다사람을 두고 말할 때는 부정적 의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겉으로는 나이 들었을지언정 마음이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그 나이가 오히려 
존경심을 자아낸다
. 이런 노인들은 젊은이를 모방하거나 흉내 내지 않는다.
자신의 나이에 어울리게 행동하지만 그 내면은 젊다. 자신의 나이와 따로 놀지 않으며 
자기 자신과  화해적인 관계에 있다
이런 노년은 존경할 만하다.

'
늙다'는 말에는 움직임의 의미가 들어 있다. 무엇인가가 움직임 속에 있다.
성장의 과정 속에 있다. '늙다'는 두 가지 뜻으로 해석된다.
먼저 누군가가 나이가 들었고 그 나이가  그 사람 자체라는 뜻이다.
그는 순수하게 존재 자체를 즐긴다. 온전히 그 자신으로서 여기 이 순간 속에 있다
다른 의미는 늙어버렸다는 것이다. 기력이 약해진 것이 눈에 띄고 마음이 늙은 것도 보인다
더 이상 그에게서는 어떤 빛도 뿜어져 나오지 않는다. 그는 쇠진했다. 언어는 변화한다
그리고 언제나  새로운 의미로  자신을 채운다.
'
늙다'라는 말의 어원은 '자라다, 위로 잡아당기다영양을 공급하다' 라는 뜻의 동사이다
또한 'alere=먹여 살리다키우다'에서 파생된 라틴어 'altus=높다'와도 연관관계에 있다
('늙은, 오래된'의 뜻을 가진 독일어 형용사는 'alt'이다:옮긴이 주).
높이 자란 나무는 늙었다. 이와 같이 '늙었다'는 말은 원래 긍정적인 뜻이었다.
그러던 것이 '경쟁에서 진 사람은 늙어 보인다'는 관용적 표현에서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변색되었다
젊음만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던 시대에  노년을 업신여기던 관습이
오늘날의
언어에끼지 영향을 끼친 탓이다.
, 노년과 늙어가는 일을 바라보는 데 있어 원래의 긍정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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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기술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 김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