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詩人 혜천 김기상

미련퉁이 바보 /혜천 김기상

sunog 체칠리아 2008. 2. 23. 23:46

 

      ♣미련퉁이 바보 /혜천 김기상

 

 

       십자가 위에서의 고통스런 죽음도

       삼일 만의 신비스런 부활도

       그 모두가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마련하신

       사랑이었음을

       툭하면 잊고 살아온

       저는 미련퉁이 바보였습니다.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지내듯이

       당신의 넘쳐나는 사랑을 까맣게 잊고 살아온

       저는 미련퉁이 바보였습니다.

 

       미사성제 때마다

       성체와 성혈로 사랑을 일깨워 주는데도

       그저 그런 것이려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살아온

       저는 미련퉁이 바보였습니다.

 

       문턱까지 다가온 죽음을 보며

       심판날 상급판정서(賞給判定書)에 적혀질

       이승의 삶을 되짚어 보고서야

       겨우

       당신의 사랑임을 깨닫게 되었으니

       저는 미련퉁이 바보였습니다.

 

       하느님 아버지 !

       이 미련퉁이 바보를

       불쌍히 여기소서.

 

      ※2008년도 사순절을 보내며 묵상한 내용을 적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