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울~가족↘/나의 일상

감기 무시했다가 큰코다쳤다.

sunog 체칠리아 2009. 3. 23. 13:32

 

이렇게 좋은 날에...

 감기 무시했다가 큰코다쳤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피곤하였을 때 쉽게 오는게 감기라고 하는데....

머리가 아프고 말이 안나오는 이런 목감기는 처음이다.

 

나는 감기 같은 거 잘 안한다고 자랑하고 다녔는데

바로 다음날 부터 감기가 걸렸다.

그래서 자랑하는게 아니라고 하나보다.

 

5년전 시아버지 기일날 겨우 제사 상 차례놓고 

독감으로 인해 오한으로 일주일 앓고 난 후 처음으로 오는 감기가 일주일째.

머리가 아프고, 기침으로 잠 설치고, 목이 아프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병원도 약도 목에 좋다는 이런저런 한방차도 효과도 없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매실액기스, 도라지 액기스, 친구가 갔다 준 국산 갈근,

가루녹차 .배즙, 양파즙,단감,밀감,꽃감,꿀물,허버차, 흑마늘, 생강차, 유자차,모과차,

파프리카,비타민C, 보리차 ,콩나물국...등 모두 다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그래도 밥맛 없는 밥 먹고 좋아하는 커피라도 마실 수 있으니 다행이다.ㅎ

성대 이상만 아니면 감기는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데...

 

목감기로 인해 후두염으로 성대의 이상이 왔다.

약을 먹었는데 아직 차도가 없다.

세월에 묵은 나이 탓인가?

2~3일 경과 후 차도가 없으면 성대결절 내시경을 해야한다.

성대결절 까지 가지않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약 챙겨 먹어야 겠다.

 

말이 많은 편이 아니다.

후두염이 심해진 원인은 감기 초기에 3일 연속 모임에다

총동창회 총괄 메세지 발송 후 받아야하는 다수의 전화.

부산에 사시는 친정 엄마와의 장시간 통화.

몇 지인들과의 대화가 원인인 거 같다

소근소근 말 밖에 안나온다.

처음에는 슬마 했는데 차도가 없으니 이제 급이 난다.

 

어제는 영감하고 병원 가면서

동네 "멸치국수집" 에서 국수를 사먹는데,

주방에서 활기차게 왔다 갔다하는

중년의 주방 아줌마 두분이 얼마나 부러운지.

 

"감기는 약이 없다."

"감기는 병이 아니다."라고

큰소리 치고 다녔는데 내가 이렇게 되어버렸다.

전화도 못 받는다.

몇 지인들은 전화 했다가도 놀래서 끊어 버린다.

 

직장 나가는 딸은

지 아빠만 믿고 걱정은 하면서도 무관심하다.

엄마가 아픈데도 주말 주일 연속 약속있다고 나가버린다.

엄마 목 아파서 잔소리 안해서 좋다고 놀리기 까지 한다.

 

겨우 봐 주는게 이번 일주일 동안은 도시락 싸지 마라는 거.

요즘 학생들도 학교급식으로 도시락 안싸는데

학생이 없는데도 사 먹는 밥은

조미료 투성이라 느끼하다며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지 방은 귀신 나올거 처럼 해놓고, 먹는거는 얼마나 까다로운지.

한마리 남은 양념 새끼 딸!

시집가기 전에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이다.

 

아프니까 서럽다.

옆에서 잘 챙겨 주는데도 서운하고 심술과 짜증이 난다.

어제는 괜히 짜증을 심하게 내어서 아침에  얼굴보니 미안하다.

말하기가 힘든 줄 알면서 자꾸 물어서 짜증이 나고,

듣는 당신들도 짜증이 나겠지.

하지만 나만 햐랴.

 

퇴직한 지 몇년이 된 영감은 살림에 노하우가 생겼는지

이제는 나 죽고 없어도 잘도 살겠다.

슈퍼도 잘도 다녀온다.

항상 나보다 두배로 사온다.

목감기에 야쿠르트가 좋다고 해서

10개만 사오라고 했는데 유효기간도 보지않고 25개나 사왔다.

그것도 어린이 요쿠르트를....ㅠ.ㅠ

 

옛날에는 나 없으면 식구들 밥 못 먹는 줄알고

친정가서 이틀을 못자고 왔는데 내가 바보다.

 

감기는 병이 아니라고 했다고 그러는지 영감은

내일 "동창 수요산악회" 간다고 친구들께 문자 보내고 있다.

괜히 심통나서 못 가게했다.

웃으면서 안간다고 하지만 갈 생각인지 못 간다는 전화를 안한다.

마음은 아니면서 그냥 심통을 부려본다.

 

감기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감기는 약을 먹어면 일주일, 안 먹어도 7일이라는 말도있다.ㅎ

근데 8일째다.

이번 감기가 끝나면 팍~ 늙어져 있을거 같다.

힘내서 목감기와 열심히 싸워서 이겨야겠다. 

성대 내시경만은 안하길 바라면서 주님께 청해 본다.

마음에도 없는 심술을 부렸으니...ㅠ.ㅠ

말도 못하니 스트레스를 여기에 두서없이 그냥 적어 본다.

 

감기는 병이 아니라고 무시했다가 큰 코 다친 저의 경우입니다.

모든분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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