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詩人 녹암 진장춘

아버지 / 녹암 진장춘

sunog 체칠리아 2010. 3. 6. 16:08

 

 

아버지 / 녹암 진장춘

 

 

말이 없으시고 재미도 없고 일만 아시는 무뚝뚝한 아버지

그 아버지의 깊으신 뜻과 사랑을 나이 먹고 나서야

조금 이해가 갔습니다.

아버지는 일제시대 일본에 가셔서 뜨거운 철물을 다루는 미쓰비시 공장노동을 하셨고,

대동아 전쟁의 폭격 속에서 죽음의 고비를 몇 번 넘으셨고

해방이 되어 일본서 낳은 저희들을 데리고 귀국 하신 후  

육이오에는 의용군으로 북한군에게 끌려 가셨다 탈출도 하시고

죽음의 몇 고비를 넘으시면서 피난 행열에서 우리를 구하셨고

보리고개를 너무 힘겹게 넘으면서 눈물겹고 고통스럽고 험한 세상을 사셨습니다.

노동, 농사, 장사 안 해 보신 일이 별로 없으시고

당해 보지 않은 고통이 별로 없으십니다.

저는  어려운 시절이지만 아버지 덕에

굶주리지 않았고 당시 다른 이보다 배움의 혜택을 누리고 자랐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의 고마움을 모르고

마음의 상처만을 남기는 일을 하였습니다.

연로하신 후에도 이렇다할 효도 한번 못해 드린채

임종도 못 한채 세상을 하직하시게 한 불효자입니다.

제사 때마다 불효를 생각하고 가끔 눈시울을 붉힙니다.

지금 눈물을 흘릴들 무슨 효도가 됩니까?

아버지 이 불효자를 용서하세요.

하느님 아버지 불쌍한 저의 아버지에게 영원한 행복을 주소서.

 

저는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저는 일만 알고 재미없고 무뚝뚝하고

가정과 자녀에게 무관심한 아버지로 살았습니다.

아이들은 훌쩍 커서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어 결혼도 하고

이젠 내가 해줄 수 있는 일들이 없는

몸도 아프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는 늙어버린 노인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무관심과 간섭의 상처를 남긴 것 같아 가슴 아픕니다.

저는 의젓하게 자란 아이들이 고맙고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그리고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한 것이 부끄럽습니다.

하느님 아버지 저의 아이들을 바르게 주님의 뜻대로 살도록 인도하소서.

이것만이 저의 소원입니다.

매일 기도드리는 저의 소원을 들어 주소서.

 

저는 부모님과 아이들 모두에게 상처만 준 사람이 되었습니다.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하느님 아버지!

제가 아들로서 아버지에게 준 상처를 용서하시고

제가 못다한 일을 하느님 아버지께서 대신 천국에서 베풀어주세요.

그리고 제가 아이들에게 아버지 노릇을 못한 죄도 용서하시고

우리 아이들을 바르게 인도해 주소서.

 

      2010-3-6

   * 바오로의 딸 수녀원

       "아버지 영상 피정"을 마치고

 

 

http://blog.daum.net/jjc4012/15969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