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죽음과 삶
느림을 허용하라 요즘에는 빠른 프로세스를 통해 결과를 빨리 내놓는 것이 무조건 좋다 여긴다. 세계 자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젊음 또한 빠름과 동일시될 때가 많다. 젊음의 유연하고 유동적인 면을 속도와 동일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젊음이 곧 빠름이라면 노인들은 젊음을 포기하고 어린아이의 영혼을 간직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어린아이는 느리다. 그리고 느림을 즐길 줄 안다. 부모가 빨리 옷을 입으라고 야단치면 아이는 일부러 더 느릿느릿 옷을 입으며 즐거워한다. 아이들은 서두르는 것을 싫어한다. 그들에게는 놀 시간이 필요하다. 노년에 사람들은 다시 느림의 감각을 익힌다. 『느림의 발견』이라는 유명한 책도 있지 않은가. 느림은 영성의 표시이기도 하다. 노인은 다시 느려질 수 있는 특권을 가진다. 인생의 한복판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느림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랬다가는 금방 실업자 신세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느림을 필요로 한다. 직장에서의 빠른 템포를 집에까지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절대로 가정에 축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아이들은 서두르는 아빠를 원하지 않는다.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시간 많은 아빠를 원한다. 물론 일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언제나 여유를 가지는 데에 삶이 기술이 있다. 느림을 느끼고 즐겨라. 기도는 오래전부터 삶의 템포를 느리게 하는데 기여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의 한가운데 떠 있는 느림의 섬이었다.그레고어 교황은 베네딕트 성인의 전기문에서 성 베네딕트가 어린 시절부터 노인의 마음을 지녔다고 쓰고 있다. 'cor senile' 즉 '늙은 마음'이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그레고어 교황이 이런 기묘한 표현을 사용한 데는 깊은 뜻이 있다. 성 베네딕트가 어릴 때부터 치매 증세를 보였다거나 내적으로 굳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대 로마인들의 노인공경사상을 알아야 한다. 키케로는『노년 관하여』라는 책에서 "우대한 국가들은 젊은이들이 망쳤고 노인들이 다시 일으켜세웠다"고 썼다. 젊은이로서 노인의 마음을 가졌다는 것은, 성 베네딕트가 어려서부터 지혜로웠으며 사물의 표면에 머물지 않고 본질을 꿰뚫는 내면의 이해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다.-노년의 기술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 김진아 옮김)
느림을 허용하라 요즘에는 빠른 프로세스를 통해 결과를 빨리 내놓는 것이 무조건 좋다 여긴다. 세계 자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젊음 또한 빠름과 동일시될 때가 많다. 젊음의 유연하고 유동적인 면을 속도와 동일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젊음이 곧 빠름이라면 노인들은 젊음을 포기하고 어린아이의 영혼을 간직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어린아이는 느리다. 그리고 느림을 즐길 줄 안다. 부모가 빨리 옷을 입으라고 야단치면 아이는 일부러 더 느릿느릿 옷을 입으며 즐거워한다. 아이들은 서두르는 것을 싫어한다. 그들에게는 놀 시간이 필요하다. 노년에 사람들은 다시 느림의 감각을 익힌다.
『느림의 발견』이라는 유명한 책도 있지 않은가. 느림은 영성의 표시이기도 하다. 노인은 다시 느려질 수 있는 특권을 가진다. 인생의 한복판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느림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랬다가는 금방 실업자 신세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느림을 필요로 한다. 직장에서의 빠른 템포를 집에까지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절대로 가정에 축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아이들은 서두르는 아빠를 원하지 않는다.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시간 많은 아빠를 원한다. 물론 일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언제나 여유를 가지는 데에 삶이 기술이 있다. 느림을 느끼고 즐겨라. 기도는 오래전부터 삶의 템포를 느리게 하는데 기여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의 한가운데 떠 있는 느림의 섬이었다.그레고어 교황은 베네딕트 성인의 전기문에서 성 베네딕트가 어린 시절부터
노인의 마음을 지녔다고 쓰고 있다. 'cor senile' 즉 '늙은 마음'이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그레고어 교황이 이런 기묘한 표현을 사용한 데는 깊은 뜻이 있다. 성 베네딕트가 어릴 때부터 치매 증세를 보였다거나 내적으로 굳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대 로마인들의 노인공경사상을 알아야 한다. 키케로는『노년 관하여』라는 책에서 "우대한 국가들은 젊은이들이 망쳤고 노인들이 다시 일으켜세웠다"고 썼다. 젊은이로서 노인의 마음을 가졌다는 것은, 성 베네딕트가 어려서부터 지혜로웠으며 사물의 표면에 머물지 않고 본질을 꿰뚫는 내면의 이해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다.-노년의 기술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 김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