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詩人 녹암 진장춘

혜천과의 100번째 만남 / 녹암 진장춘

sunog 체칠리아 2014. 10. 28. 22:30

 

 

 

 

혜천과의 100번째 만남 / 녹암 진장춘

 

혜천과는 35년 지기이지만

자주 만난 것은 수지에 와서다.

2007년부터 집이 가까워 둘만의 만남을 가졌는데

혜천은 오늘이 100번째 만남이라고 한다.

그의 자상함에 감탄할 따름이다.

한 때는 한 달에 두 번씩 만나

고담준론을 나누기도 하고

종교와 문사철을 논하기도 했다.

정말 행복한 추억들이다.

이제 추억의 나무에 탐스런 추억의 과일이 달린 가을이 왔다.

 

둘이 광교저수지와 팔당 댐에도 갔고

많은 추억을 공유하며 지기로서 만남을 기쁨으로 삼았다.

논어 서두에" 먼데서 벗이 오니 반갑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

라고 공자가 말한 공자삼락을 느낀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만남의 기회를 주신 하느님과 깊은 배려로 늘 아까주신 혜천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집에서 혜천을 만나는 식당으로 가는 가로수 길에 50 여분을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며 걸어서 갔다.

보도 위에 떨어저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만추의 애수를 들어  마셨다.

낙엽은 인생의 나무에서 떨어질 날이 가까이 왔으니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경고하였다.

만추의 낙엽을 밟으며 죽음을 향하여 가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

처연한 느낌은 들지만 슬픔이나 불안보다 평화로운 마음이다.

떨어지기 전 보다 자주 만나기로 다짐을 하며 돌아왔다.

 

녹암 2014.10.27 2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