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한 감정 다루기 /혜민 스님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의외로 ‘인간관계’라고 대답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관계는 나 혼자 잘한다고 해서 유지되는 것도 아니고, 제3의 외적 요인에 의해 깨지기도 쉽기 때문에 관계를 잘 맺는다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제 경험을 돌이켜보면 오랫동안 좋았던 인간관계도 처음 금이 가기 시작하는 것은 종종 ‘서운하다’는 마음이 나도 모르게 상대를 향해 불쑥 올라올 때부터인 것 같습니다. 즉, 서운한 마음은 잘못하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어긋날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일종의 초기 경보등 역할을 하지요.
그런데 다른 감정과는 달리 서운한 마음은 참 오묘해서 내가 그것을 표현하자니 너무도 구차해 보이고, 그렇다고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니 계속해서 쌓이기만 하고,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드는 힘든 감정 같아요. 차라리 억울하면 억울하다고 이야기라도 할 수 있고, 슬프면 슬프니까 울면 되는데 서운한 감정은 마음에 담아만 둘 뿐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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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아무리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상대가 말을 하지 않았는데 그가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을 매번 읽어내는 건 정말로 어려운 일 같아요.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타심통(他心通)의 신통력이 생긴 것도 아닌데 어떻게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항상 알아채고 맞춰줄 수가 있을까요? 그러니 어떤 식으로라도 서운한 마음이 올라왔을 때는 왜 내 마음을 못 알아주느냐고 속으로만 속상해하지 말고 일단 대화를 통해 그 마음을 풀도록 해야 합니다.
-<서운한 감정 다루기> 중에서
혜민 스님과 함께 서운한 감정 다루기
1. 대화를 통해 푸는 방법은 서운한 마음이 올라왔을 때 쌓아두는 것이 아니고 그런 감정이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에 바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걸 어떻게 말로 하느냐고 힘들어할 수도 있겠지만 서운함은 잘만 표현하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른 사람을 일부러 서운하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계획해서 서운하게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걸 표현하지 못하면 감정의 응어리가 단단해지면서 서운했던 것이 ‘꽁’한 감정으로 변해버립니다. 그런 상태까지 끌고 와서 뒤늦게 표현하려고 하면 눌러놓았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상대를 향해 본인도 모르게 퍼붓게 됩니다. 그러니 필시 초기에 올라온 그 느낌을 놓치지 말고 잘 표현해야 합니다.
단, 표현할 때는 절대로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투로 이야기하면 안 됩니다. 또한 본인이 화가 나 있을 때 서운함을 표현해도 안 됩니다. 마음이 흥분하지 않고 차분할 때 내가 지금 느끼는 상태만을 묘사하는 것입니다. 처음엔 멋쩍을 수 있어도 조금씩 연습하다 보면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고, 또한 내 감정을 누르지 않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말투로 “나 살짝 좀 서운한 마음이 드는데?”라고 말입니다.
2. 나도 모르게 자꾸 서운한 마음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올라온다고 느끼면 스스로를 좀 더 깊게 성찰해보면 좋겠습니다. 서운함은 남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마음이 작게라도 있을 때 생기는 것 같습니다. 왜 나는 자립심 없이 자꾸 상대에게 기대려고만 하는지, 왜 항상 받으려고만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
다. 혹시 나의 성장 배경이나 어떤 트라우마 때문에 그러는지, 아니면 어렸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받지 못한 인정과 관심을 남들로부터 자꾸 받고 싶어 그러는 건 아닌지, 나도 미처 몰랐던 어떤 상처 때문에 남들보다 더 쉽게 서운함이 밀려오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해보세요.
3. 서운함이 찾아올 때마다 나는 또 예전에 누군가를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서운하게 한 일은 없는지를 돌아보는 것도 서운한 감정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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