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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6주일 (루카6,20-26)/행복한 사람'/반셩역 라파엘 신부님

sunog 체칠리아 2019. 2. 17. 08:25

 

연중 6주일 (루카6,20-26)


'행복한 사람'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지만 우리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행복을 누려야 합니다. 이 시간 참된 행복에 눈뜨기를 기도합니다.

얼마 전 한 식당에 들렀는데 젊은 분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숫자를 조합하고 있었습니다. 궁금해서 무엇을 하시느냐고 물렀더니 복권번호를 선택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만원을 가지고 복권을 사고 그 당첨발표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너무 행복하다” 고 하였습니다. 숫자 조합을 하는데 한 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합니다. 저는 그 소리를 듣고 속으로 그 시간에 성경을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 말씀 안에 행복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어찌 되었든 그들은 복권에서 행복을 찾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시적인 행복감이 아니라 영원한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알되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며, 이 모든 것을 모르나 하느님을 아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하다.” 고 하였습니다. 성베르나르도는 “내 행복은 오직 하느님 곁에 있는 것, 내 주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일 뿐입니다.” 하고 고백하였습니다. 사실 행복한 사람이란 하느님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을 자신 안에 모신 사람입니다.

오래 전 입니다만 제가 꽃동네에 있을 때 만난 사람 중에 배영희 엘리사벳 자매님이 계셨습니다. 19살에 뇌막념을 앓고 나서 앞 못 보는 전신마비장애인이 되신 분입니다. 그는 온 몸이 마비된 채 누워계셨는데 얼굴이 항상 맑고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미소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1999년 12월 서른 아홉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장애인이 된 후 ‘나는 행복합니다’, ‘소라의 꿈’, ‘당신이 머무는 곳’등 많은 영혼의 시를 쓰셨습니다. 그 중에 ‘나는 행복합니다’를 읽어 드리겠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아무것도 아는 것 없고

건강조차 없는 작은 몸이지만

나는 행복합니다.

세상에서 지을 수 있는 죄악

피해갈 수 있도록 이 몸 묶어 주시고

외롭지 않도록 당신 느낌 주시니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세가지 남은 것은

천상을 위해서만 쓰여질 것입니다.

그래도 소담스레

웃을 수 있는 여유는

그런 사랑에 쓰여진 때문입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 자매님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전신마비 장애인이요,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안에서 아주 행복한 삶을 사셨습니다. 사람들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지배하는 데서 행복을 찾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영원한 행복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천상 것을 추구하는 가운데 행복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남들은 말할 것도 없고 스스로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가난하고 굶주리고 울고 미움을 사고 쫓겨나고 욕을 먹고 누명을 쓴 사람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누가 봐도 행복한 사람들, 부요 하고 배부르고 웃고 모든 사람에게 칭찬 받는 사람을 오히려 불행하다고 하십니다.


이해하기 힘든 말씀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사실 예수님시대를 보면 예수님을 구원자로 받아들이고 그분을 열심히 따랐던 사람들은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구세주를 갈망하였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주님 안에서 발견하였습니다. 그러나 부유하고 배부른 사람들, 소위 한자리 하는 사람들은 주님을 배척하고 결국은 십자가에 매달아 못을 박고 말았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은 구세주를 찾아 구원을 얻었고, 배부르고 등 따뜻한 사람은 죄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겉으로 보면 불행하게 보였던 사람들이 주님을 차지하였고 부하게 보였던 사람들은 재물과 권력, 그리고 악에 지배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1독서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지만 주님께 신뢰를 두는 이는 복되다’ 는 말씀 그대로 입니다. 저주를 받는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벌하시는 것이 아니라 나의 욕심으로 자기 파멸을 가져온다는 말씀입니다.


잠언30장 8절에서 9절의 말씀을 보면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약속만 허락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제가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 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결국 참된 행복은 물질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 신뢰를 두고 그분을 차지 하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오늘 화답송의 말씀입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시편 1,1-3).

여러분은 진정 행복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주님의 말씀을 믿으십시오! 그리고 믿는다면 말씀대로 행하십시오. 그리하면 반드시 행복해질 것입니다. 주님을 차지 하십시오. 성모님께서도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1,45)으로서 행복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사물의 거죽만 보고 그것이 전부인 줄 압니다. 그러나 믿는 우리는 우리에게 약속된 하느님나라가 있고, 웃게 될 날이 있고, 받을 상이 크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곡식 단 들고 춤추게 될 날을 알기에 지금 눈물로 씨를 뿌릴 줄 압니다.


사실 오늘날의 불행은 모자람이 아니라 오히려 넘침에 있습니다. 넘치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며 감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따뜻한 가슴을 잃어가고 남에게 행복해 보이려고 포장하다가 불행해 집니다. 여러분은 제가 행복해 보입니까? 예. 왜 행복할까요? 여러분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여러분도 저 때문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보내신 하느님 때문에 행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옆 사람 좀 바라보세요! 그분 때문에 행복하십니까? 예, 행복하시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이 마음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한번 쥐어박고 싶은 분도 계시고 때로는 밥맛이 떨어질 때도 있을 것이고, 안 봤으면 속이 시원할 것 같은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바로 그 사람을 통해서 나를 단련시키시고 다듬어 주셔서 행복하게 만드신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마음의 ‘눈이 밝은 사람은 종이 한 장에서 구름을 본다’ 고 하였습니다. 구름이 없으면 비가 없고, 비가 없으면 나무가 없고, 나무가 없으면 펄프가 없고, 펄프가 없으면 종이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행복과 불행을 단정 지을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렵고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부디 하느님 안에서 행복 하시기를 바랍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하루를 즐거워하려면 이발을 하고,

한 주간을 기쁘게 살려면 자동차를 사라.

그리고 한 달을 기쁘고 즐겁게 살려면

결혼을 하고, 한해를 즐겁게 살려면

새집을 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평생 즐겁고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수님을 믿으면 됩니다. @


서로 사랑하세요(故 김수환 추기경 추모곡)

 - 노래패 For 노래 & photo by 김순용

 https://youtu.be/kJctqvGcVq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