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의 흔적/녹암 진장춘![]()
대설(大雪)에 첫 눈이 대지를 살짝 덮었다.
펄펄 내리는 눈은 만나처럼 맛있게 보였다.
주일 미사에 갔가 와 식 후 내려와 보니
양지의 눈은 다 녹고 응달에만 잔설이 남았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좋아라 하고 눈을 만지며 놀고 있다.
그런데 어린시절의 추억보다 11년 전 우울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 때 IMF가 온 때 프레스센터 19층에서 눈내리는 경복궁과 삼각산을 보았다
11년만에 다시 온 환란(換亂)이다.
97년 12월 8일 월요일, 금년 12월 8일도 월요일이다.
역사도 계절처럼 돌고 도는가?
인간의 역사는 첫눈의 흔적처럼 곧 사라지는가?
200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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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서울의 첫 눈/녹암 진장춘
섣달 여드레 날 월요일
서울의 첫 눈을 프레스 센터 19층에서 맞았다.
민족정기를 외치는 교수의 강연을 들으며
창 밖에 펄펄 내리는 눈을 본다.
경제 주권을 IMF에 맡기도
부도 직전의 국가를 애도하듯이
민족정기가 쏟는 흰피같이
고층 건물 사이로 눈이 내린다.
건너편 경복궁은 희부옇게 엎드려 있고
삼각산도 움츠리고 앉아 있다.
첫눈은 땅에 닿자 말자
서구의 물결에 밀리는 코리아의 정기처럼
눈은 차바퀴와 지열에 녹아버렸다
97년 12월 8일
▼집에서 내려다 본 중앙 공원에 눈이 내린다.
아이들은 눈이 즐겁기만 하다
텃밭의 하루나가 혹한에 시들었다. 미리 베어서 나물이라도 해 먹을 껄!
봄이면 새순이 나와 4월초면 다시 벨 수 있다.
상추는 얼어 죽고, 갓은 살아 있다. 가소 이년 초라서 봄이면 싹이 나와 꽃을 피운다.
썰렁한 텃밭
▲개업 두 달만에 문을 닫고 새롭게 단장하는 중
▼불경기에다 장소 탓인가 자주 이런 간판이 보인다.

| 출처 : | 늘푸른나무 | 글쓴이 : 녹암 원글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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