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詩人 혜천 김기상

외따로 / 혜천 김기상

sunog 체칠리아 2014. 2. 28. 23:51

 

 

외따로 / 혜천 김기상 

 

손에손잡고 원앙처럼 함께 나들며

공원산책으로 열심히 건강을 다지던

금실 좋기로 소문난 할아버지

 

어느날 갑자기

할머니가 떠나시고 나서부터는

종종

산책할 때 두 분 함께 쉬시던

양지바른 공원 벤치에 우두커니 홀로 앉아

하염없이 허공만 바라보고 계신다

 

먼저 가신 할머니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갑작스런 사별에서 오는 절절한 아픔이

눈가에 빗물되어 내리고

주름진 얼굴에 강물되어 흐른다

 

일점 혈육 외동따님

유학했던 나라에서

좋은 직장, 좋은 가정 자리잡혀 살고 있어

홀로 되신 아버지의 곁부축이 어려우니

그날그날의 세 끼니를 비롯하여

하고많은 이런저런 사안들을 외따로 대처함이

그 얼마나 힘겨우랴

 

언젠가는 사별하기 마련인

우리 부부의 내일을 보는 것만 같아서

어쩐지 씁쓸하고 그지없이 애잔하다.

 

 

 

혜천 2014.02.28 0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