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도 알고 보면..../혜천 김기상 위령성월을 마감하면서 아주 오--랜 만에 죽음을 묵상해 보았습니다. 죽음은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드시 혼자서 죽습니다. 그러기에,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가 없습니다. 전적으로 자기자신의 문제입니다. 그러기에, 그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가 없습니다. 결코 피해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절대 필연(絶對必然)입니다. 가장 확실합니다. 그러기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도 없습니다. 언제 찾아올 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전지전능하신 하느님만이 알고 계십니다. 그 누구나 예외없이 그 언젠가는 반드시 맞이하게 될 죽음이지만 그 죽음이 어떠한 것인지의 생각은 서로 다를 수가 있습니다. 믿음이 없는 무신론자(無神論者)에게 있어서의 죽음은 끔찍하고 섬뜩하며, 어쨌건 피해보고 싶은 일생일대의 비극적인 사건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즐겁고 희망에 차 있어야 할 하루하루가 따지고 보면 단말마적(斷末摩的)인 비참한 타살(他殺) 또는 피살(被殺)의 교수대(絞首臺)로 끌려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神)[하느님]이 계시어 사후(死後)의 영원한 안식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에게 있어서의 하루하루는 그 자체가 축복이요 보람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의 총체적인 완성이고 그 완성을 딛고 서서 새로운 삶으로 접어드는 출발점이자 엄숙한 계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진리와 사랑을 믿고 따르는 우리는 참으로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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