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詩人 녹암 진장춘

알타리 김치 담기 /녹암 진장춘

sunog 체칠리아 2009. 5. 30. 09:04

 

알타리 김치 담기 /녹암 진장춘

 

 

  4월 초순에 뿌린 알타리, 열무, 엇갈이배추 수확을 했다.

 씨는 한줌인데 수확한 것은 열 두 보따리다.

 둘이 숨차게 두 번 나르면서 하느님의 자비와 땅의 너그러움을 몸으로 느꼈다. 

  농약을 안 뿌려 벌레 먹은 잎도 많지만 그래도 뿌듯하다.

  두 집에 나누어 주고도 김치 담그는 데 온종일을 바쳤다.

 

 아내가 병후 회복 중이라 김치 담그는 일을 도왔다.

  김치 담는 일이 그렇게 복잡하고 힘든 줄은 몰랐다.

 다듬는 데 반 나절을 바치고,

  흙과 벌레를 제거한다고 수돗물에 6번을 씻고 행구고

  햇 빨간고추, 양파, 사과, 배를 갈고

  감자를 삶아서 으깨어 베 헝겊에 넣어 짜고

  파, 마늘, 생강, 설탕, 고춧가루, 새우젓 등

 이 모든 것을 소금물에 넣어 혼합한 다음

  소금에 절인 김치감에 넣어 버무리고 간을 맞춘다.

  정말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다.

  전업 주부라는 말이 실감난다.

  나는 직장을 가진 여성보다 전업 주부가 더 좋다.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자기 것이 없다고 하지만

  가정의 행복을 만든 모든 것을 소유한 이라 하고 싶다.

  

  사위는 장모 김치 맛을 예술이라고 했고

  손녀 영란이도 할머니 김치 맛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그 멋에 힘든 줄 모르고 해다 바치는 아내다.

  자식들은 이 어려움을 알고 먹는지?

  지쳐 쓰러져 자는 아내를 보며 생각한다.

 

09-5-27 

 

 산전으로 가는 길

  

 

산비탈에 핀 노란 기생초 꽃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