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詩人 녹암 진장춘

할아버지 용서하세요/불효손(不孝孫)

sunog 체칠리아 2009. 12. 16. 13:51

      
             
  

할아버지 용서하세요/불효손(不孝孫)

 

 

 

할아버지 용서하세요.

돌아가신지 벌써 38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할아버지 덕에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초등교사에 부임했지만 그동안 내복 한 벌도 사드리지 못하였습니다.

장손이라고 그처럼 끔찍이 사랑하셨는데도 저는 전혀 할아버지의 공과 고생을 몰랐습니다.

얼마나 배은망덕한 놈이며 못난 놈입니까? 너무 부끄럽고 후회스럽습니다.

그 때 할아버지의 고생으로 고등학교도 못 갔다면 오늘의 저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가 나이를 한참 먹고서야 할아버지의 고마움과 할아버지에게 드린 상처를 아파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가끔 할아버지 제사 때 눈물을 보입니다.

지금 제가 깨달은 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저 세상에서도 제가 드린 상처를 안고 계실 것 같아서 눈물이 납니다.

이 불효한 손자를 용서하세요.

 

얼마 전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를 찾아 잔을 올리면서

그 내복 생각이 나서 지금이라도 내복을 사서 태워드릴까 생각했습니다.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할아버지가 받으신 상처보다 제 마음의 상처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한 것입니다.

생각하다가 불쌍한 노인들 내의라도 사드리라고 읍장님께 돈을 보냈습니다.

나중에 확인하니 독거노인들 20분에게 내의를 사드렸다고 합니다.

그 노인들이 입은 옷을 생각하셔서 저를 용서하십시오.

다행히 할아버지와 부모님은 대세를 받으시고 선종하셨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앞으로 연미사를 제사 때마다 바치겠습니다.

제 눈물을 보시고 저를 용서하시고 천복을 누리소서.  

 

2009-12-4   불효손(不孝孫)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