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겨울을 즐겁게 보내기/녹암 진장춘
계절의 순환은 윤활유를 친 수레바퀴처럼 잘 돌아간다.
봄가을은 짧고 다음 여름이 길고 겨울이 가장 길다.
그러나 춘하추동의 길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노인에게 겨울은 너무 길다.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고 찬바람이 일면
젊은이들은 연인이 생각나고 괜히 설레고 신이 나지만
노인들은 움츠려져서 나가기가 싫다.
겨울에는 노인 사망률이 높아진다.
면역력이 약하여 감기에 걸려도 이겨내지 못하고
합병증으로 가는 경우가 있고
낙상하여 골절상을 입으면 노인에게는 치명적이다.
눈을 보고 낭만에 빠지고 스키를 즐기는 것은 젊음의 특권일 뿐
노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외치지만
그 말은 나이가 숫자가 아님을 반증하는 패러독스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순발력이 약해지고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잔병이 생기고
혈압 당뇨 등 노인병이 들어와 죽을 때까지 몸 안에서 죽치고 산다.
그들과 동거하다 저승으로 간다.
이 긴 겨울을 마(魔)의 겨울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 라고 외친들 무슨 소용인가?
몸을 조심하고 마음을 다스리며
생활의 리듬이 달라지고 실내 생활이 많아지니
겨울이 지루한 계절이 되지 않기 위한 계획을 세워보자.
겨울은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 읽는다.
특정 소재를 중심으로 빌려 읽거나 자기 서재에 있는 책을 보는 것도 좋다.
금년 겨울에는 다시 논어와 노자를 숙독하려고 한다.
읽을수록 맛이 나고 노년기에 수덕을 지도하는 최고의 스승이다.
성경도 계획을 세워 신약성서를 두어 번 읽어본다.
매일 묵상을 하며 신심의 깊이를 판다.
가능하면 한 번 2박3일 정도의 피정을 다녀온다.
운동은 집안에서 스트레칭이나 체조를 규칙적으로 하고
기온이 올라가는 오후에 점심을 먹은 후 산책을 나간다.
연초에는 건강 진단을 받아 본다. 격년을 나오는 건강보험의 건강진단시
위와 장내시경을 받아 본다.
연말연시 모임이 과음 과식하여 몸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으니
의도적으로 절주 절식하는 습관을 들이고 모임도 횟수를 조절한다.
기억나는 친지나 친구들에게 연말연시에 안부전화를 한다.
몇 년 아니, 몇 십 년 잊었던 친구에게 안부전화를 하면
정이 새롭고 인생이 여유로워 질 것이다.
친척들, 은사님과 선배에게도 안부 전화를 한다.
메일로 연하장을 만들어 보낸다.
겨울 바다에 간다.
인적이 한산한 겨울 바다에서 모래사장을 걸으며 깊은 생각도 하고
가없는 수평선을 향하여 소리라도 지르며 마음을 풀어 본다.
조용한 온천이 있는 곳에 가 한 이틀 푹 쉬고 온다.
이렇게 계획을 짜 보니 겨울이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알차게 건강을 다지고 마음도 신심도 다지는
즐거운 겨울을 맞이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