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고 맞으며 / 혜천 김기상
오늘은 2013년 한 해의 임종을 맞는 12월 31일입니다.
희수(喜壽)를 매 조지며 스스로를 돌아보니
몰라보게 오감(五感)이 둔해졌고 몰라보게 거동이 굼떠졌습니다
몰라보게 식량(食量)이 줄어들었고 몰라보게 체력이 떨어졌습니다
몰라보게 잠도 줄어서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가 어렵습니다
몰라보게 달라진 게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한 마디로 못내 아쉬운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몰라보게 한숨짓는 날이 늘었습니다
날이 밝아 1월이 되면 속절없이 또 한 살을 먹을 게고 내년 12월 31일엔 몰라보게 이것저것이 또 달라져 있을 겝니다
올해보다 내년이 낫겠지 싶은 막연한 기대와 바람 때문에 그나마 힘을 얻습니다
아니 주님을 향한 믿음 덕분에 적잖이 위안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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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천 2013.12.3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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