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 혜천 김기상
색깔의 출발은 무색(無色)이고 존재(存在)의 출발은 없음 = 비존재(非存在)이며 소리의 출발이 침묵이라면
우리들 인간이 저마다 이승에 태어나 애써 지녔던 자신의 색깔 = 개별적 정체성을 지워버리고 자신의 현존(現存)을 무화(無化)시키고 자신의 소리를 영원한 침묵 속에 묻어버린 채
자신의 정신적 실체인 영혼(靈魂)이 임시로 거처해 오던 육신을 떠나서 영원히 머무를 자기본연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엄숙한 원시반본(原始返本)의 과정이 우리가 말하는 죽음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죽고 나면 살아 있는 자 그 누구도 죽은이를 더 이상 볼 수가 없고 죽은이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다
그러기에 죽음은 어찌 보면 허무하고 어찌 보면 다행이고 깊이 되새겨 보면 이만한 축복도 없다.
|
혜천 2013.04.15 06:38
',·´″```°³о♣마음의 쉼터↘ > 詩人 혜천 김기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 혜천 김기상 (0) | 2013.05.15 |
---|---|
손주 / 혜천 김기상 (0) | 2013.05.02 |
십자가의 의미 내용 / 혜천 김기상 (0) | 2013.04.01 |
설중매(雪中梅) / 혜천 김기상 (0) | 2013.03.15 |
님 / 혜천 김기상 (0) | 2013.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