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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이즘 / 녹암 진장춘
바나나는 겉은 황색이지만 속은 백색입니다. 우리는 겉은 황인종, 속은 백인이 되려는 안달하는 바바나족입니다.
속마음은 서양을 흠모하고 우리 것을 흔쾌히 버리고 서양을 모방합니다. 좋은 우리말을 두고 외국어를 쓰며 자신이 유식함을 자랑합니다. 천박한 언어와 교양을 들어내고 천민자본주의의 늪에 빠져 서양 명품과 서양의 명품 인문학과 과학을 흠모하며 알지도 못하는 어휘를 외워 유식을 포장하고 그것이 삶의 멋인 양 우쭐댑니다. 마치 서울서 며칠 지나고 고향에 내려와 보리경자를 쓰는 사람처럼 요. 우리가 모방한 언어나 외국의 수준이나 모방 문화는 서양인이 보기에는 유치한 수준입니다. 그들은 모방보다는 주체성을 가지고 대화하기를 바랍니다. 모방한 서양 것만 가지고는 서양인과 경쟁도 안 되고 천대를 받습니다.
대학교수들은 강단에서 영어를 남용합니다. 미국인처럼 생각하고 미국인처럼 행세하려고 듭니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가 번지면서 더욱 신자유주의는 미국의 모방으로 미국화한 것만이 살아남는다고 협박합니다. 그래서 회사이름도, 상호도 외국어로 개명하거나 창씨를 합니다. 의류 회사의 상호나 상표가 99% 외국어로 창씨개명을 하고 증권시장 코스탁의 기업명의 82%가 외국어입니다. 이쯤 되면 자발적인 창씨개명이 보편화된 셈입니다.
서양의 문화와 물질문명이 들어와 어쩔 수 없이 쓰는 외래어도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멀쩡한 우리말을 버리고 외국어로 대체함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화의 주역은 미국을 위시한 서양이고 우리는 잘 모르는 단어를 연결하여 의사소통을 하려는 하우스보이와 같습니다.
우리 것만 주장하는 국수주의자는 아닙니다. 순수한 의미의 고유문화는 없습니다. 서로 교류하여 받아들이고 융화하여 그 민족에 맞는 문화를 만들어냅니다. 서양문화의 원류인 그리스문화도 한 때 융성한 페르시아문화를 수용하였으며 그리스를 정치적으로 지배하면서도 그리스문화를 숭상하던 로마도 그리스문화를 흡수통합하여 독자적인 라틴 문화를 만들고 라틴문화를 숭상하던 게르만 민족도 이를 흡수 통합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였습니다. 이런 예를 보면 자기문화를 중심으로 다른 문화를 수용하고 자기문화를 지켰습니다. 조선도 중국문화를 수용하였지만 (물론 사대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한국화하여 한국의 주자학과 독특한 문화로 발전시켰습니다.
우리도 다민족국가로 이행하는 마당에 다른 문화를 받아들임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동양고전은 외면하고 서양 고전과 명작은 술술 외울 정도면 곤란합니다. 예전 선비처럼 문사철(文史哲)에 대한 소양은 못 갖추어도 현대의 학자나 지성인이면 동양의 고전인 논어나 노자 장자 정도는 읽어 보고 한국의 고전인 삼국유사 정도는 최소한 읽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대다수는 자기가 먹고사는 전문 지식만 알아 철학이 없습니다. 우리 것을 모르고 어떻게 서양문화를 주체적으로 흡수합니까? 우리 것과 외국 문화의 조화, 동양과 서양의 수평적인 조화가 요구됩니다. 너무 일방적인 수용이나 복종은 굴종이며 천박해 보입니다.
지금이나 앞으로 영어가 필요한 시대임을 압니다. 그러나 영어를 위해 기러기가족이 되어야 하고 가정 파탄을 감내하면서 해야 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은 어린 학생들의 편법 외국 유학은 생각할 문제입니다. 가정보다 더 큰 가치는 없습니다. 부부가 사는 목적이 무엇인지 궁급합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결혼주례사에서 어떤 경우고(특히 자녀교육을 위해) 부부가 별거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자녀를 위해 10년 이상 떨어져 산 부부가 있습니다. 자녀들은 수십억을 들여 교육시키고 미국 시민권을 얻어 거기서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많은 돈 들어 인재를 길러 미국에 거저 주는 것입니다. 그나마 이 예는 성공한 경우이고 결혼파탄으로 이혼한 부부도 있고, 서투른 영어실력에 취업도 어려워 한국에 돌아와 정체성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인으로 살려면 한국에서 기본을 배우고 정체성을 가지고 유학도 가야 합니다.
모방만 하고 자기출세만 생각하는 소아에서 벗어나 어쩔 수 없는 추세라도 무조건 따르거나 방임하기보다는 주체적 자아가 되기 위한 성찰을 할 때입니다. 특히 학자나 지성인들이 대오할 때입니다. "우리말로 학문하기 "라는 인문학자들의 모임이 2001년 결성되었습니다. 이처럼 노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국의 지성인들은 생각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20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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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jjc4012/15969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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