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마음의 쉼터↘/詩人 혜천 김기상 336

영혼과 육신 / 혜천 김기상

영혼과 육신 / 혜천 김기상 혼인한 한 쌍의 부부처럼 서로 간에 연(緣)이 닿아 이승에 살림을 꾸려 너 없으면 나 없고 나 없으면 너 없다며 영혼이 목마르면 육신이 몸살을 앓고 육신이 아파하면 영혼도 고통을 느끼면서 한 세상 하나 되어 지지고 볶으며 붙어 살다가 그 둘의 살림집에 불기 가시고 냉..

뻐꾸기의 절규 / 혜천 김기상

뻐꾸기의 절규 / 혜천 김기상 낯설은 남의 둥지에 비밀스레 잠입하여 조심스레 낳아 놓은 알에서 부화된 핏덩이 새끼가 너무너무 보고파서 날이 새기 바쁘게 엄마 뻐꾸기 피을음을 토한다 뻐꾹 - 뻐꾹 - 뻐어꾹 남의 새끼 밀어내 살처분한 비운 자리 제것인양 차지한 뻔뻔스런 새끼 하나 양부모의 보살..

마음 / 혜천 김기상

마음 / 혜천 김기상 하고픈 지향(志向)대로 생각과 말과 행동을 낳고 눈을 뜨고도 못 보는 것을 눈을 감고도 볼 수 있게 하고 귀가 있어도 들을 수 없는 것을 귀를 막고도 들을 수 있게 해 주는 너, 제아무리 멀어도 가깝게 제아무리 깊어도 얕게 제아무리 높아도 낮게 제아무리 넓어도 좁게 제아무리 커..

죽음의 정의와 의의 / 혜천 김기상

죽음의 정의와 의의 / 혜천 김기상 죽음은 그 모든 종교의 핵심적인 화두(話頭)로서 우리들 인간의 인생살이에서 죽음만큼 확실한 것도 없으며 죽음의 정의(定義)만큼 다양한 것도 드뭅니다. 그 정의가 다양한 만큼 죽음의 본질과 속성 또한 하나의 통일된 의미로 규정되지 못한 채 여러 갈래로 나뉘어..

호스피스 병동(病棟) / 혜천 김기상

호스피스 병동(病棟) / 혜천 김기상 누구와도 바꾸어 치를 수 없는 죽음을 코앞에 둔 사람들의 마지막 쉼터 삶의 체념(諦念)으로 포장된 뜬구름잡는 언어만이 오가는 이승의 막장 먼저 갈 사람과 뒤따라 갈 사람이 눈빛으로 주고받는 마지막 이별의 대화가 허공으로 번지는 허망한 실존(實存)의 현장 ..

여행 유감(旅行有感) / 혜천 김기상

사진 : 혜천 선생님 여행 유감(旅行有感) / 혜천 김기상 으레 여행이란 숨이 차도록 바쁘고 지친 그날이 그날인 일상을 접고, 벼르고 별러서 집을 나서는 비일상(非日常)의 홀가분한 일정(日程)이다 행선지가 초행일수록 흥분되고 왜자할수록 호기심이 동하며 역사와 전통의 숨결이 밴 문화의 고장일수..

힘겨운 생존 / 혜천 김기상

힘겨운 생존 / 혜천 김기상 가풀막 벼랑의 외톨 바위에 겨우 생긴 틈새에 뿌리를 박고 바람이 날라다 메꾸는 흙먼지를 토양삼아 어렵게 살아가는 나무 한 그루 기구한 삶을 안쓰럽게 여긴 구름이 가져다 주는 비와 눈으로 허기와 갈증을 겨우 달랜다 울창한 숲에만 관심을 쏟는 등산객들 눈에 띄일 리 ..

성모성월, 성모신심 / 혜천 김기상

성모성월, 성모신심 / 혜천 김기상 5월은 춥지도, 덥지도 않고 1 년 중 가장 온화하고 훈훈하며 봄과 함께 시작된 생명력의 약동이 절정을 향해 치달으면서 싱싱함과 푸르름이 갑자기 고조(高潮)되는 가운데 풀과 나무들이 저마다의 고유한 때깔을 자랑하며 본연의 자태(姿態)를 한껏 뽐내는 때라서 자..

순명(順命) / 혜천 김기상

순명(順命) / 혜천 김기상 순명(順命)이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창조주 하느님의 가르침에 자발적으로 귀의(歸依)하는 일입니다 자발적이기 때문에 강제적인 인종(忍從)이나 수동적인 복종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의지에 의한 스스로의 판단과 결단이 요구되고 귀의를 의미하기 때문에 창조주 하느님..

율려(律呂)의 숨결 / 혜천 김기상

율려(律呂)의 숨결 / 혜천 김기상 겨울을 잠재우고 봄을 여는 창조주 하느님의 숨결이 우주에 충만하다 겨우내 저마다의 자리에서 다져온 부활(復活)의 소망이 알알이 영글어 터지는 소리소리 나무는 나무대로 풀은 풀대로 뿌리에서 줄기로 물을 퍼올리는 소리 콸콸거리고 참새 · 까치 · 비둘기...등..